추월산마을학교-“하얀 옷이 마법처럼 노란색으로 물들었어요”
추월산마을학교-“하얀 옷이 마법처럼 노란색으로 물들었어요”
  • 조 복기자
  • 승인 2022.12.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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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에서 노란색이 나와요.”

대나무숯에서는 진한 청색이 나왔어요.”

황토명가 마당 한 켠의 긴 빨랫줄에 염색된 천과 옷가지가 햇빛에 마르면서 마법처럼 물들어간 색감을 보며 탄성을 연발한다.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추월산마을학교에서 아이들이 천연염색을 체험하는 광경이다.

 

추월산마을학교는 지역주민과 교육활동가, 학부모가 뜻을 모아 지역 아이들의 교육과 돌봄을 해결하기 위해 2019년 봄 설립됐다.

천연염색 전문가인 김명희 황토명가 대표와 심귀자·김복순 주민강사, 김현지·송민지 학부모 강사, 마을활동가인 윤지환씨 등 6명이 의기투합해 활동했다.

추월산자락이 한눈에 보인다 해서 황토명가를 추월산마을학교라 이름 짓고 교육장으로 활용했다.

황토명가는 용면 두장마을에 한옥으로 지어진 천연염색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공간이다.

4년째 운영중인 추월산마을학교는 올해도 용면초교 24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천연염색, 공예체험, 요리만들기, 다문화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했다.

천연염색 프로그램에서는 정제한 황토를 물에 풀어 사용하거나 대나무로 만든 대나무숯을 염색재료로 활용해 하얀 무명천에 황토색과 남색으로 물들이고 햇볕이 좋은 날 긴 빨랫줄에 널어 말리는 작업을 함께한다.

화학섬유 옷에 익숙한 아이들은 황토와 대나무숯으로 직접 염색한 옷을 입고, 친환경 소재로 만든 비누·화장품을 사용해 친환경 소재가 몸에 왜 좋고 유익한 것인지 몸소 깨닫게 된다.

요리만들기 프로그램에서는 용면부녀회장인 심귀자씨와 김복순 주민강사가 용면초교와 학부모,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 속에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과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조리교실을 운영했다.

학생들은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김밥과 떡볶이, 유기농 야채를 곁들인 파전, 치즈를 듬뿍 뿌린 스파게티를 만들며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갔다.

플라워클래스 수업에서는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에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만들어 엄마와 아빠에게 선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다문화체험교실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학부모가 강사로 참여해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패션쇼를 진행하고, 베트남의 생활문화 및 음식 등을 체험하는 등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딸기 시설하우스를 방문해 딸기의 재배과정을 알아보고 직접 수확해 맛보는 체험을 하는 등 내고장 알기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자원순환바자회에서는 아이들이 체험교실을 통해 만든 학용품과 완구 등을 필요로 하는 가정과 마을주민에게 판매하는 바자회 행사를 마을축제기간에 열었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만든 생활용품을 주민들에게 팔아 얻은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 나누는 등 주민과 소통하는 지역교육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자회 수익금은 면사무소를 찾아 추월산마을학교 학생들의 이름으로 기부해 올바른 기부문화와 자원순환의 가치를 배우게 했다.

김명희 대표는 지역사회와 용면초교,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추월산마을학교를 운영했다지역의 중심이 되는 마을교육공동체로 만들어 학생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