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내내 우리들의 놀이 아지트지요”-소나기마을학교
“365일 내내 우리들의 놀이 아지트지요”-소나기마을학교
  • 조 복기자
  • 승인 2022.09.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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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넉넉한 시간에 책을 읽고 스포츠를 하고 음악을 하며 학생들과 함께 보내는 교회가 있다.

소나기마을학교를 운영하는 금성교회.

마을학교 대표인 장준호 목사와 심리학 석사에 리더십 상담 자격증을 소유한 부인 김은효씨가 4년째 운영하고 있다.

장 목사가 마을학교를 열게 된 계기는 지난 2018년 어느날 예배를 마친 일요일 오후로 거슬러올라간다.

한 학생이 다급히 뛰어와 축구를 해야 하는데 한사람이 모자란다며 공 차주실 수 있냐는 요청에 운동장에 나가 함께 축구를 하면서 시골 아이들의 현실을 깨달게 된다.

돌봐줄 사람이 없고 놀이공간이 부족해 스마트폰 게임이나 유튜브로 소일하는 아이들에게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떨까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학부모들과 의기투합하고 금성초·금성중, 담양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아 마을학교를 시작하게 됐다.

목회활동도 중요하지만 지역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건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교회의 역할이라는 생각에 마을학교의 문을 열게 됐다는 것이다.

 

소나기마을학교는 금성면 소재지에 있는 금성교회 1층에 있다.

소나기마을학교의 소나기는 소통, 나눔, 기쁨을 뜻한다.

마을학교 이름 그대로 아이들이 부담없이 쉬면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음악과 운동을 하는 등 서로 소통하고 나누며 기쁨을 함께하는 공간이 됐다.

소나기마을학교는 일요일 예배를 마친 오후 1에서 5시까지 문을 연다.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겐 365일 개방한다.

이들은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마을학교를 놀 공간의 아지트로 이용하고 있다.

마을학교 앞 마당에는 노후 버스를 활용한 버스도서관 시설이 갖춰져 있다. 버스도서관에서는 언제나 개방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평일, 주말, 일요일을 마을학교와 버스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학생들에게 일탈을 예방하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30여명의 학생들이 마을학교 운영시간인 일요일 오후를 기다린다.

2019년 마을학교를 처음 시작할 때 6명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그만큼 학생들이 소나기마을학교를 선호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소나기마을학교 수업은 리더십여행, 책따라 길따라, 뉴스포츠, 플레이 잉글리쉬(Play English), (Feel)() 오케스트라, 우리마을 알아보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리더십여행에서는 부인 김은효씨가 YBM시사영어사 시절 배운 리더십아카데미를 활용해 소그룹별로 놀이나 주제에 대해 토론방식으로 돌아가면서 리더를 정해 주어진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있다.

모래상자 놀이, 공예테라피를 활용해 감정표현 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책따라 길따라 수업은 생태도시 담양에서 배우다란 책을 읽고 담양 출신 인물에 대한 공부를 하며 지역 위인과 문화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로 이동하기 어려워 웹에서 책속 인물을 찾아 이야기하고 관련 이미지와 지도를 따라 간접 여행으로 대신했다.

뉴 스포츠는 축구·탁구·배드민턴·볼링·줄넘기를 축구공 2개로 하는 축구, 4명씩 하는 탁구, 6명이 하는 배드민턴, 야외에서 볼링을 응용한 놀이, 큰 줄넘기 안에서 줄넘기를 하거나 두명이 함께하는 줄넘기 등의 새로운 방식으로 운동을 즐겼다.

플레이 잉글리쉬 시간은 영어교사 출신 학부모가 강사로 자청해 아이들에 영어 동화 읽기를 가르치고 구연대회를 개최해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친숙해지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Feel)() 오케스트라는 11악기 연주를 목표로 연습을 한 후 마을별 무더위 쉼터를 찾아가 할머니·할아버지 앞에서 재능을 뽐냈다.

장목사 부부는 악기 연주를 지도할 강사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우쿨렐레나 칼림바를 직접 배워 아이들을 가르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마을 알아보기 수업은 인터넷 지도를 토대로 한 마을지도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곳, 지역 관공서나 문화재 등의 위치를 서로 분담해 그려넣으며 협동심과 창의력을 길렀다.

장준호 마을학교 대표는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할 수 있는 공간과 독서·음악활동으로 정서에 도움이 되는 쉼터를 제공하는 것이 지역 어른들의 몫이라는 생각에 마을학교를 운영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목회활동은 물론 지역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