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여행⑫ 나비효과와 기후변화 대응
나비여행⑫ 나비효과와 기후변화 대응
  • 담양자치신문
  • 승인 2021.07.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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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박사와 함께 떠나는 기후변화 나비여행⑫ 나비효과와 기후변화 대응-송국 담양에코센터장

4개월 동안 12회에 걸쳐 ‘나비여행’ 연재
지표나비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술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기후변화 대응보다
자치신문 독자 개개인의 아름다운 행동 기대

기후변화 대응 10가지 중 한가지만 실천해도
지구 살리는 ‘나비효과’가 일어나지 않을까
나도밤나무 잎을 먹는 먹그림나비 애벌레, 담양 가마골
나도밤나무 잎을 먹는 먹그림나비 애벌레, 담양 가마골

 

송국 담양에코센터장
송국 담양에코센터장

 

나비여행나비효과와 기후변화 대응

담양에서 한여름 밤 호랑나비 한마리가 더위에 뒤척이다가 날개를 파닥거린다. 이 날개 짓의 열풍은 연쇄적으로 공기를 증폭시켜 일파만파의 파장으로 세력을 키워나간다. 결국 엄청난 폭풍이 돼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특별시를 초토화시키고 수많은 재앙을 초래한다.”

약간 과장되고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나비효과이론의 모티브가 되는 한 사례일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 로렌츠(Edward Norton Lorenz)가 기상관측 모델 연구를 하면서 1972나비효과논문을 발표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아주 미약한 바람의 변화가 발단이 돼 지구 기상이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론으로 이제는 기상과학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학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필자는 20214월부터 지금까지 4개월 동안 12회에 걸쳐 곤충박사와 함께 떠나는 기후변화 나비여행을 연재해 왔다. 환경부에서 선정한 국가 기후변화 나비지표종’ 7종이 기후에 어떻게 민감한 반응과 대응을 하고 있는지 기술했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기후변화 지표나비’ 4종이 기후변화로 인한 계절별 발생횟수와 출현시기, 군집변화, 분포변화 등이 농업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고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국제적인 노력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나 기후변화 협약 등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공조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기후변화 대응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담양자치신문 독자 개개인이 기후변화 대응 방법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제안하고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집필해 왔다.

각각의 기고문에서 제안했던 10가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작은 실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쁜 노란 꽃나비인 남방노랑나비를 가까이에서 자주 볼 수 있도록 일회용 컵 사용을 자제하고 개인 컵 휴대하기

둘째, 은빛 날개 마술을 부리는 뾰족부전나비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온실가스의 주범인 자동차를 적게 타고 자주 걷기

셋째, 수묵화를 그리는 먹그림나비가 자손 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운 여름철에 에어컨을 켜기보다는 먹의 향기가 서려있는 부채를 애용하기

넷째, 기후변화 북행길을 떠나는 푸른큰수리팔랑나비가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미세먼지를 증가시키는 불법 쓰레기 태우지 않기

다섯째, 바람 따라 제비처럼 날아온 무늬박이제비나비가 담양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자투리땅에 나무 한 그루 심기

여섯째, 물결부전나비랑 더불어 잘 살기 위하여 올가미나 덫을 놓는 몰지각한 행동 하지 않기

일곱째, 곧이어 자주 마주치게 될 친구 소철꼬리부전나비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숲 가꾸기에서 간벌을 최소화하는 정책 펼치기

여덟째, 농업 생태계의 바로미터로 살아온 배추흰나비가 살충제에 슬퍼하지 않도록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독극물 살포 자제하기

아홉째, 호랑나비가 담양에서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시멘트 블록으로 된 담벼락보다는 탱자나무 같은 생울타리 조성과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자제하기

열째, 사랑둥이 노랑나비가 생태도시 담양의 논두렁과 밭두렁에서 아름다운 춤사위로 농민들의 애환을 달랠 수 있도록 제초제를 뿌리지 않기

과학기술 전문가이며 비즈니스 리더, 자선사업가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올해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 아무 것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고, 지속된 기후변화는 재앙이 되고 말 것이다라는 글이 마음속에 와 닿는다.

우리는 이제 필자가 각 칼럼에서 제안했던 10가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실천 내용 중 한가지만이라도 실현하는 의지를 보여줄 때이다. 티끌 같은 사소한 아름다운 행동이 나비효과가 돼 지구를 살리는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 지구 온난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반도의 모든 나비들 또한 나비효과의 물결을 타고, 가고 싶지 않는 기후변화 나비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담양자치신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