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문중 “기축옥사 관련 조상 매도” 항변
봉산면 양지리에 소재한 공립대안학교 송강고의 명칭 변경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학교명 변경에 대한 논란은 송강고라는 교명이 조선 선조 때 호남 출신 인재들이 대거 희생당한 기축옥사의 추국관이었던 송강 정철의 호를 따른 것이어서 학생들이 배우는 학교의 이름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학교측은 교명변경 요구가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올 3월 교명 변경추진위를 구성, 자체공모를 통해 마을이름에서 따온 양지고·담쟁이고·솔가람고 중 학생·학부모 60%의 찬성을 얻은 솔가람고를 선정했다.
또 6월 초 담양군에 솔가람고로의 교명변경을 신청했는데 담양군과 봉산면은 ‘보완이 필요하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지난 13일 담양군 관계자와 지역언론 및 교육관계자, 기축옥사 피해 6개 문중 대표, 송강 정철 후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명 변경에 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했다.
기축옥사 피해 6개 문중 후손들은 “송강이나 솔가람이나 같은 말이 아니냐”며 “공모과정에 더 좋은 이름들이 많았는데도 굳이 정철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으로 바꾸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송강 정철의 후손들은 “기축옥사로 송강 정철이 누명을 쓴 부분이 있다”며 “교명 문제로 조상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을 참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학부모 회장은 “솔가람이라는 이름이 지역에서 이렇게 논쟁이 될지 몰랐다”며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해치지 않게 상황이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설명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수렴해 교명변경추진위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