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면 ‘문인상 품은 느티나무’ 관리 절실
금성면 ‘문인상 품은 느티나무’ 관리 절실
  • 조 복기자
  • 승인 2022.11.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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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마을 입구·300m거리 마주보는 두 석상 모습 ‘희귀’
마을수호신·관광자원·문화재 가치 불구 주변환경 방치

 

인문학도시 담양에 걸맞는 관광 스토리텔링으로 가치가 있는 금성면 하성마을의 문인석상을 품은 느티나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금성2구 하성마을 입구에 있는 수백년된 보호수 느티나무의 밑둥 윗부분 줄기에는 엄마가 어린 자식을 안고 있는 듯한 문인상이 박혀있는 특이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기이한 형상은 느티나무 밑둥에 세운 문인석상이 거목으로 성장하면서 나무에 감싸 안기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어귀에 있는 거목이 품은 문인상300m 가량 떨어져 있는 논 중앙에는 또다른 석상이 자리잡고 있다.

제주도 돌하루방이 할아버지·할머니 쌍 석상으로 세워진 것처럼 하성마을의 석상도 느티나무가 품은 할아버지 문인상과 논 중앙의 할머니 문인상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보통 문인석은 과거 왕이나 당상관 이상 벼슬을 한 고관대작의 묘지 주변에서 볼 수 있는데 마을 어귀와 논 중앙에 세워진 경우는 좀처럼 찾기 힘들 정도로 희귀하다.

게다가 거목이 된 느티나무의 큰 줄기는 두 석상이 마주보며 연민하는 형상과 무관치 않은 듯 연리목이 돼 있다.

마을주민들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당산제를 올리는 등 마을간 경계표시로 세워졌을 법한 두 석상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믿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서로 마주하는 석상의 모습을 사랑의 정표로 여기거나 손이 귀한 집안의 대를 잇게 하고, 대입·고시 등 큰 시험에 합격해 달라고 기원하는 등 주민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기도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관광자원과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한데도 문인상을 품은 느티나무와 주변환경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느티나무 뿌리 대부분은 아스콘으로 포장된 도로와 시멘트 마당, 건축자재 적재 등으로 덮여있다.

더욱이 느티나무 뒤편 언덕에 개발중인 전원주택단지의 진출입로를 변경하지 않을땐 드나드는 차량통행으로 인해 나무의 생육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문인상을 품은 느티나무 바로 옆 소하천에는 마구잡이로 버려진 생활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이에따라 느티나무의 원활한 생육을 위해 보호수 바로 옆 주택을 매입해 정비하고, 생활쓰레기가 투기된 소하천 정리는 물론 논 중앙의 할머니 문인상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행로 개설이 요구된다.

아울러 느티나무와 전원주택단지의 조화로운 환경을 고려해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면서 사라진 숲을 대신할 비보림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관련 조경 전문가는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 등 담양을 상징하는 관광자원은 많지만 이처럼 보호수로서 독특하고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경우는 흔치 않다이제부터라도 더 훼손되기 전에 느티나무와 문인상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