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LG가 승계난’ 아워홈 경영권 다툼…구지은 신임 대표 ‘장자승계’ 원칙 깼다 
‘범 LG가 승계난’ 아워홈 경영권 다툼…구지은 신임 대표 ‘장자승계’ 원칙 깼다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1.06.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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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왼쪽),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오른쪽). ⓒ위클리서울 /각 사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왼쪽),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오른쪽). ⓒ위클리서울 /각 사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장남’ 구본성 부회장과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 3자매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됐던 범 LG가 식품업체 아워홈의 경영권 다툼이 구지은 신임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최근 보복운전으로 실형이 선고된 구본성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되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아워홈의 단독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도 뒤집어졌다. 

‘보복운전 논란’ 구본성 부회장 해임…신임 대표에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 4일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에서는 신임대표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를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구 전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이 통과됐다.

아워홈의 이사 수는 11명이었으나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 세 자매 측 인사 21명이 더해지면서 총 32명이 됐다. 이에 세 자매는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했다.

현재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지분 38.6%를 갖고 있는 장남 구본성 부회장이다. 이어 구지은 20.7%, 구명진 19.6%, 구미현 19.3% 순이다. 이들 세 자매의 지분을 합하면 59.6%에 달한다.

이는 구 부회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지난 3일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전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 2017년도 남매간 경영권 분쟁…5년 만에 ‘LG가 장자 승계 원칙’ 깨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아워홈의 새 수장으로 오르면서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도 깨지게 됐다.

아워홈은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 식품서비스부문을 분리 독립해 만든 아워홈은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 기업이다.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3남인 아워홈 초대 회장 구자학과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딸 이숙희 여사 사이에 둔 네 자녀 중 구지은 전 대표는 2004년부터 아워홈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2016년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워 오빠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구지은은 자회사인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했다.

2017년 구지은 전 대표는 구본성 부회장의 전문경영인 선임안에 반대하며 임시주총을 소집했으나 당시에는 장녀 구미현이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서면서 실패에 그쳤다. 

구 전 대표는 2019년 구본성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의 아워홈 사내이사 선임안, 이사 보수 한도 증액안을 반대하며 또 한 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이후 아워홈이 캘리스코의 납품을 중단하면서 법정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에 상황이 달라진 것은 장녀가 여동생 쪽으로 편을 바꾼 결과다. 가족 내에서 실형(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구본성 부회장의 자격문제에 대한 논란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아워홈은 올 들어 정기 주주총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이날 개최된 주총은 구지은 전 대표 측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하고 법원이 이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아워홈 동서울 물류센터 전경 ⓒ위클리서울 /아워홈
아워홈 동서울 물류센터 전경 ⓒ위클리서울 /아워홈

구본성 부회장 해임에도 ‘오너 리스크’ 여전?

한편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 4일 동생들에게 밀려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지만 지분 구조상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지배구조상 최대 주주는 구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갖고 있다.

이사회 과반 결의로 가능한 대표이사 해임과 달리 사내이사 해임에는 3분의 2 이상의 지분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 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이번에 경영권을 가져온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6%에 달하지만 3분의 2에는 못 미친다. 세 자매가 4일 이사회에서 구 부회장의 대표이사직만 떼어낸 이유다.

구 부회장이 벼랑 끝에 몰렸지만 여전히 최대 주주인 만큼 사내 우호 세력을 규합해 경영에 목소리를 낼 경우 동생들과 계속 충돌할 수 있다.

종전에 11명이던 아워홈 이사진은 이번에 구 신임 대표 측 인사 21명이 더해져 총 32명이 됐다. 이 가운데 구 부회장 측 이사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동생들의 반란'에 구 부회장 본인이 빌미를 제공한 만큼 운신의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지난 3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사회적 지탄을 받은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되찾고자 여론전 등 적극적인 반격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아워홈이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1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이사 보수한도 초과 집행 논란이 빚어진 점도 구 부회장에게는 부담이다.

구 부회장은 1심 선고는 물론 주총·이사회 결정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워홈은 최근에 가정간편식(HMR) 등 식품 사업, '싱카이'·'계절의 맛' 등 외식 사업, 인천공항 푸드코트 등 컨세션 사업(식음료 위탁 운영) 등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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