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농촌살이 庭園이야기 ② 담양 명지원
전원농촌살이 庭園이야기 ② 담양 명지원
  • 조 복기자
  • 승인 2021.06.08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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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공존…4계절 꽃피는 정원으로

1천700여평 이르는 널따란 정원, 가슴이 확~
한옥카페 앉아 잔디밭, 장독대 보노라면
익어가는 항아리 상상에 고향생각이 절로

낮은 미술관 건물과 뒤편 대나무숲 조화
건물 가리지 않도록 작은 나무로 식재
정자에 앉아 잠시 여유 “내가 바로 신선”

전원농촌살이 庭園이야기 담양 명지원

명지원은 옛 창평현 관아가 있었던 고서면 고읍리 장원봉 아래 덕촌마을 뒤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널따란 면적에 수십년간 가꿔진 정원과 미술전시관으로 유명하다.

있는 그대로 활용된 대나무숲·한옥·담장이 현대식 건물인 미술관·다목적홀과 교묘히 조화를 이루면서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 듯 느껴진다.

2016년 귀촌한 양훈모·우정은 부부가 1997년부터 예술가 부부가 운영했던 미술관과 레스토랑, 공연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명지원을 인수했다.

명지원 민간정원은 사반세기 동안 가꿔져온 셈이다.

고즈넉하게 가꿔진 명지원 정원을 둘러보면 지난해 제1회 담양군 예쁜 정원 콘테스트에서 왜 최우수상을 차지했는지 짐작케 해준다.

 

 

# 사반세기 가꿔져온 정원

 

담장 밖에 주차를 하고 명지원에 들어서면 한옥카페와 마주하게 된다.

또한 1700여평에 이르는 넓은 정원이 시야에 가득 차 가슴이 확트인다.

한옥카페에서 주인이 직접 담가 만든 매실차와 커피를 마시다 보면 마치 초대받은 느낌을 받는다. 4년전 숙소였던 한옥을 카페로 리모델링한 것이란다.

한옥 뒤편에 있던 장독대를 한옥 건물 앞으로 배치했다.

카페에서 자연스레 시선이 머무는 장독대 항아리는 각종 발효 효소와 전통장류가 담겨 오랜시간 숙성된 맛이 상상되며 정감있는 고향생각이 나게 한다.

대문과 한옥카페 사이에는 반송과 소나무, 푸른 잔디 위 판석 길을 따라 심어진 각종 꽃들을 보면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져온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담장과 어울리게 단장된 연못에는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형형색색의 잉어와 붕어가 노니는 풍경이 평화롭다.

작은 연못 옆에 있는 정자에 걸터앉아 뒷산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명지원 광장은 과거 계단식 논밭이었던 지형을 자연스럽게 살려 초원으로 꾸며졌다. 누구라도 한 번 거닐고 싶은 충동이 일게 한다.

 

# 대나무숲 산책로 단장

 

잔디광장 안쪽으로 다목적 홀과 명지미술관이 자리한다. 전시회 등의 활용목적에 맞게 기둥을 최소화하고 실내가 트인 구조로 만들어졌다.

층고가 그리 높지 않은 건물은 뒤편 대나무숲과 조화를 이룬다.

다목적 홀은 행사장으로 활용되고, 행사가 없는 평상시에는 차를 즐기는 공간이 된다.

명지미술관에서는 광주·전남 예술가들이 작품전시를 하고 있다.

또 미술관 바깥에 소공연장까지 갖춰져 있는 등 전시는 물론 공연 관람객들이 잔디광장에서 휴식을 할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가 묻어난다.

건물 뒤편에 자리한 대나무 숲에는 산책로가 단장됐다.

대나무숲 산책로를 걷다보면 목관악기의 연주 같은 대잎과 대나무 부딪히는 소리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부부가 거주하는 안채는 카페, 미술관, 정원 등과는 독립적으로 배치됐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밖에서는 보이지 않게 한 것이다.

 

#쉼이 있는 힐링정원

 

우정은 대표는 문화예술인을 위주로 만들어진 전시관 중심의 정원을 쉼과 여유가 있는 힐링정원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잔디공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원 산책길 동선을 따라 벚꽃나무·홍가시·동백·은목서·배롱나무·수양단풍 등을 식재하고, 산책로 주변에는 수선화·장미·모란·작약·수국 등 초화류를 심어 4계절 꽃을 볼 수 있게 조성했다.

모든 나무들은 건물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크지 않다. 관광객들에게 시야를 확보해 예쁜 정원을 감상하게 한 것이다.

정원 곳곳에는 다양한 조각 작품을 배치해 문화공간의 멋을 느끼도록 했다.

주인부부는 마음씨도 넉넉하다.

마을주민의 결혼과 회갑 등의 행사가 있을 때면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수목을 심거나 정원 보수가 필요할 때는 마을 주민들의 일손을 빌린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