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주민들 “고목뿌리 무더기로 나온 것은 불법 매립 분명”
담양군 “불법 매립할 이유없어…폐기물 모두 처리해줄 방침”
담양 담빛문화지구(첨단문화복합단지) 내 일부 단독주택용지에서 불법 매립한 폐기물들이 무더기로 나와 말썽이다.
담빛문화지구 내 단독주택용지를 분양받은 한 주민이 최근 주택을 짓기 위해 터파기 작업을 하다 고목 뿌리 여러 개와 묘 상석 및 비석이 나오자 당혹해 하고 있다.
단독주택용지를 분양받은 조모씨는 지난 15일 “최근 터파기 작업을 하던 단독주택용지에서 무게가 1t에 달하는 고목 뿌리 여러 개와 묘 상석, 하천 준설토 등이 발견돼 건축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택지를 조성할 당시에 불법 매립된 것이 분명하다”고 분노했다.
담빛지구 인터넷 카페(자치회)를 운영하고 있는 조씨는 “주택용지에서 악취가 진동하는 하천 준설토도 출토되고 있다”며 “담빛지구 내 단독주택용지 등을 분양받은 800여명이 참여한 인터넷 카페 회원 상당수가 불법 폐기물 매립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씨는 “불법 매립된 고목 뿌리와 묘 상석, 하천 준설토로 인해 토지 하중을 견디는 힘이 약해져 이들 폐기물을 제거하지 않고 건물을 지을 경우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분양자들이 담양군 투자유치과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조씨는 특히 “내 필지에서만 이런 일이 있으리란 법이 있겠느냐”며 “담양군은 전체 주택용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불법 폐기물과 하천 준설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불법 매립 논란이 일자 시행사인 ‘담양대숲마루’측과 담양군, 군의원들이 현장에 나와 매립 경위를 파악하느라 부산했다.
담양군은 택지 조성 당시 불법 폐기물을 매립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은 하천 준설토가 매립된 것은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담양군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택지 조성 당시 모든 지장물(폐기물)을 철거하는 등 불법 폐기물을 매립할 이유가 없다”며 “묘 상석은 이장 과정에서 매립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논란이 된 나무뿌리와 묘 상석에 대해서는 군에서 처리해줄 방침”이라면서 “분양된 필지가 사유지여서 전수조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향후 분양 필지에서 폐기물이 나오면 처리는 물론 원상복구와 함께 주택을 짓는데 무리가 없도록 기초조사까지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분양을 받은 이모(59·광주시)씨는 “퇴직을 앞두고 분양받은 필지에 조만간 건축할 계획이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기분이 영 찜찜하다”면서 “묘 상석이 나온 것은 묘지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 치더라도 무더기로 나온 고목뿌리에 대해서는 뭐라 해명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전수조사 필요성을 역설했다.
담양 담빛지구는 수북면과 담양읍 부지 127만4천㎡에 사업비 1천800억원을 들여 지난 2020년 9월 조성됐다.
담양군(20%), 양우건설(50%), 효림건설(30%)이 특수목적법인에 참가하고 있다.
현재 공동주택 680가구가 완공돼 입주가 진행 중에 있으며, 단독주택용지 772필지가 분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