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처리 시스템 장애 ‘가맹점 고충’
상품권 처리 시스템 장애 ‘가맹점 고충’
  • 김정주기자
  • 승인 2020.07.08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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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담양사랑상품권 환전업무 서버다운·접속 끊김 애로
지역경제 숨통 기대 상품권 취급업소 되레 자금회전 늦어져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상권을 회복하고자 담양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전산장애로 환전업무가 지연되면서 상품권 가맹점들의 자금회전에 되레 고충을 겪게 했다.

담양군은 6천만여원을 들여 자체개발한 전산시스템을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상품권으로 지급되기 시작한 610일 이후부터 상품권 환전업무에 사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선 금융기관들이 이미지로 복사한 상품권을 서버컴퓨커로 전송하는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서버가 다운되는가 하면 접속마저 끊어지는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담양군은 농협상품권과 중기청 온누리상품권, 담양사랑상품권을 처리할 뿐만 아니라 보안이 걸려 있어 자료를 열람하는데 애로를 겪는 등 농협시스템을 더 이상 이용하기 어렵다는 사정으로 시스템을 교체했다.

이 시스템에서의 상품권 환전은 가맹점이 자신의 계좌가 개설된 농축협·신협·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으로 상품권을 가져오면, 해당 금융기관은 이를 이미지로 복사해 담양군 서버컴퓨터로 전송하고, 이를 확인한 담양군은 해당계좌로 돈을 넣어주는 형태로 이뤄진다.

정상적으로 처리될 경우 가맹점이 금융기관에 가져온 상품권이 현금으로 전환돼 가맹점주 통장에 입금되기까지 1~2일이 소요돼야 한다.

하지만 서둘러 도입한 전산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상품권이 한때 가맹점과 금융기관 모두에게 고통만 주는 꼴이 됐다.

우선 전송속도가 느려 업무처리에 시간이 걸리고 서버용량마저 낮아 많은 양의 상품권이 몰려들면 서버가 다운돼 금융창구 담당자들을 애먹였다.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별로 조금씩 차이가 나는 전산망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졸속 제작된 시스템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다보니 시스템간 충돌이 발생해 접속이 끊기는 등 현상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610일 이후 금융기관으로 폭주하듯 들어오는 상품권들이 제때 처리되지 못해 박스단위로 쌓이는 일도 발생했다.

실제로 담양읍 중앙로 A가맹점이 618일에 접수한 상품권이 72일까지 입금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환전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품권가맹점 점주들이 자금회전에 애로를 겪은 것은 물론 금융기관들도 까다로운 상품권 환전업무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A농협 관계자는 초반 2주 정도 기간에는 운 좋게 한 번 접속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가끔은 있었지만 보통 2~3번 접속이 끊기거나 전송이 늦어져 애를 먹었다은행업무를 보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에게 본의 아니게 불편을 끼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담양읍 중앙로 상인 김모(53)씨는 돈 주고 산 물건을 상품권 받고 팔았는데 환전기일이 2주나 걸리면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한 뒤 상품권 덕에 숨통 좀 틀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오히려 자금회전이 제때 안돼 힘만 더 들었다고 원망했다.

이에 대해 담양군은 급하게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발생해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그동안 현장의 애로를 청취해 대부분의 문제들을 해결했지만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시스템은 농업인공익수당,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 노인일자리 활동비 지원, 소상공인 공공요금 지원, 택시종사자 지원, 청년구직활동수당, 전남형 긴급생활비, 국가형 재난지원금 등 8종의 상품권에 대한 지급 및 환전내역이 각각 따로 집계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