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물속에 메타가 산다구요? 낙우송이지요
담양 물속에 메타가 산다구요? 낙우송이지요
  • 담양자치신문
  • 승인 2018.12.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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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사업이 마무리단계로 접어드는 개구리생태공원을 가면 신기한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생태공원 앞에 조성된 인공연못 주위로 뿌리를 내리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바로 인접한 곳에 심어진 나무들의 뿌리가 물에 잠겨 있다는데 있다.

뿌리가 물에 잠기면 죽어버리는 것이 나무의 일반적인 특징인데 이 나무들은 어찌된 일인지 밑둥 부분이 수면과 인접하거나 수면 아래에 있는데도 죽지 않고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것이다.

언 듯 보면 메타세쿼이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과는 다른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나무의 모양이 조금 다르다.

좀 더 들여다보면 잎과 열매 모양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가 원뿔형태의 수형에, 마주보며 나는 이파리, 솔방울처럼 뭉쳐 있는 열매모양을 특징으로 한다면 이 나무는 원뿔형이되 정이품송처럼 퍼져 자라는 수형에 잎도 어긋나고, 열매가 익으면 퍼즐처럼 부서진다.

바로 낙우송이다.

그렇다면 담양군은 무슨 이유로 개구리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낙우송을 물가에 심었을까?

3년전 메타세쿼이아길 옆 호남기후변화체험관과 개구리생태공원 앞에 연못을 조성하고 연못 주변에 심을 나무를 선정할 때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낙우송을 식재하되 물 가장자리에 심겠다고 한 것 때문이다.

당시 최형식 군수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낙우송은 물 속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라 괜찮다고 설명하며 물 가장자리에 심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일부 간부들은 나무는 뿌리가 물에 잠기면 죽는데 무슨 말이냐며 반대했다고 한다.

최 군수는 하는 수 없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회의석상으로 나와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청했다.

부랴부랴 달려가 물 속에서도 잘 자라는 낙우송의 생태적 특질을 설명하며 베트남 호치민 생가와 청남대 골프장 옆길, 포항 기청산식물원에서 자라는 낙우송의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주며 설명하자 모두들 납득해 낙우송이 식재됐다.

 

실제로 호치민 생가 뜰 한 켠의 습지에 조성된 인공연못에 있는 낙우송은 그 뿌리가 물가와 물속에서 불쑥불쑥 솟아올라 마치 돌부처의 군상이나 뿌리탑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것은 물속이나 습지에서 숨을 쉬려고 물 밖이나 지면 위의 공기 중으로 올라온 변형된 뿌리로 호흡뿌리 또는 공기뿌리(기근 Aerial Root)라고 부른다.

베트남 현지 가이드들은 수변과 수중에 50cm~1m가까이 자라고 있는 이 기근들이 남자의 거시기처럼 생겨서 거시기 나무라고 설명해 관광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담양군은 지명 1천년을 준비하는 일환으로 낙우송을 개구리생태공원 주변에 식재했다.

습지나 수변에서 잘 자라서 수변 생태습지를 조성하는데 적합한 낙우송이 연못이나 호수가 많고 볕이 잘 드는 생태도시 담양과 어울린다는 이유에서다.

무럭무럭 잘 자라 한 뼘 이상 나오고 있는 기근들이 30년 쯤 뒤에는 뿌리탑처럼 자라나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송국 호남기후변화체험관장
송국 호남기후변화체험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