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담, 대나무로 만든 ‘해금’ 죽향담양서 선율을 타다
해담, 대나무로 만든 ‘해금’ 죽향담양서 선율을 타다
  • 조 복기자
  • 승인 2020.05.19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주실 꼬은 두 가닥 줄과 활 마찰 소리에 매료
담양중앙교회 동아리회원 해담공동체 탄생 토대
2017년 해동문화학교 해금연주반서 본격 실력연마

전통음악·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로 재능기부 발길
해담공동체 결성…풀뿌리 디딤단계 우수공동체 행운
학교, 마을, 담양문화원에 해금연주 강좌 개설 희망

 

팽팽한 명주실을 감싸는 활의 마찰로 높고 청아한 음악이 울려 퍼진다.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고운 우리 옷을 차려입은 한 무리의 여성들이 대나무악기 해금을 연주하는 모습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좋은 대나무가 생산되는 담양이어서 단소를 비롯 대··소금, 해금 등 다양한 대나무악기와 가야금 등을 생산하는 이름난 장인들이 있고, 그들이 만든 악기로 연주하는 모습을 각종 축제나 행사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생태인문학의 담양이 문화예술을 즐기고 함께 나누며 성장하는 대열에 해금을 연주하는 단체인 해담이 팔을 걷고 동참에 나섰다.

해금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두 가닥의 줄이 활과 마찰하면서 소리를 내게 만든 악기이다.

소리는 줄을 고정한 활대의 아래쪽 끝에 붙어 있는 공명통에서 나는데 몽골 유목민족의 한 갈래인 해()족의 악기가 중국 송나라 때 고려에 유입됐다.

이것을 우리정서에 맞게 낮은 음역대로 개량해서 궁중음악과 일반서민도 접할 수 있는 우리의 전통악기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담 공동체의 탄생

담양중앙교회에서 처음 해금연주를 접했던 최영이 대표와 이순영 서기는 교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연주자의 조율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만들고 듣는 이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해금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실력향상에 목말랐던 최 대표와 동아리 회원들은 2017년 해동문화예술촌을 개장하며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담양군이 추진한 해동문화학교 해금연주반에 가입해 본격적인 실력연마에 들어갔다.

이들을 지도한 고영란 강사는 30년 넘게 전통 악기 해금을 연주해온 전문 연주자로 동아리회원들의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가르치면 매력있는 연주모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체 회원들을 모아 놓고 연습을 거듭하며 기량을 향상시키고, 다소 습득이 떨어진 회원들에게는 꼼꼼하게 개별지도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실력이 향상되자 단순한 동아리활동을 넘어 지역에 봉사하는 공연으로 지역민과 소통하려는 취지에서 소규모공동체를 결성하게 됐다.

최영이 대표를 중심으로 이경숙 충무, 이숙영 서기, 강순옥 기획·홍보담당, 한지수 의상담당, 박숙희 악보담당이 의기투합해 해금연주단체 해담을 결성했다.

지금까지 사회복지시설 혜림을 비롯 관내 장애인과 노인 등 소외계층을 찾아 연주회를 여는 재능기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업 배경 및 목적

이왕 시작했으니 동아리를 만들어 제대로 배우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겠다는 고영란 강사의 제안에 공감한 회원들은 지난해 담양군이 운영하는 풀뿌리공동체 지원사업에 공모, 디딤돌단계에 응모했다.

대나무 주산지에서 대나무로 만든 악기를 다루는 모임이라는 매력을 갖고 있는데다 재능기부 활동으로 공동체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행운을 안았다.

이들은 대나무로 만든 전통악기 해금과 담양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해담이라는 이름처럼 지역민과 함께 하는 전통음악과 해금 교육을 통해 담양문화 창달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소규모공동체 사업의 실적과 성과

처음 6명에서 출발했던 해담은 회원확충에 노력해 지금은 10명으로 늘어났다.

매월 2차례 전문강사에게 연주기법을 전수받고 있다. 매주 2회씩 자체연습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이들은 전통음악은 물론 찬송가와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4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금성면에 소재한 사회복지법인 혜림에서 열린 장애인 한마당에 초청돼 공연했다. 수북면 해드림요양원도 방문해 어르신들의 적적함을 달랬다. 또 금성면 산이천마을에도 찾아가 주민들에게 해금의 선율을 들려줬다.

이러한 활동이 인정받아 2019년 담양군 풀뿌리공동체 디딤단계사업의 우수공동체에 선정, ‘엄지척상도 받는 성과도 얻었다.

 

#향후계획

코로나19 여파로 회원들이 함께하는 해금연주의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회원 각자가 연습하며 실력을 정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담양군과 담양군교육지원청에 협조를 구해 해금을 배우려는 학교와 마을을 대상으로 해금연주를 가르치는 재능기부를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담양문화원이나 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를 통해 해금연주 강좌를 개설하는 방안도 심중에 두고 있다.

최영이 대표는 해금교실이 문화원이나 문화재단의 학습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더욱 실력향상에 노력해 담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전통악기 연주모임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조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