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에 새 생명 불어넣는 서각의 힘-목당뿌리공예
죽은 나무에 새 생명 불어넣는 서각의 힘-목당뿌리공예
  • 조 복기자
  • 승인 2020.04.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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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공예반 참여 원촌마을 주민 서각동아리 조직
대전면 주민행복센터 공간서 조각칼 들고 땀 뻘뻘
2019년 4~10월 주당 1회씩 서각전문가 기술 전수
목포 서각공예전문가 찾아가 채색기법 배우는 열정
담양군 주관 풀뿌리공동체사업 우수공동체로 선정
특색있는 대전면 만들기 일환 서각 상가간판 구상

대전면 주민행복센터 2층 서각공예반을 들어서면 기분 좋은 나무냄새가 묻어난다.

지난해 담양군이 주관하는 풀뿌리공동체사업 우수공동체로 선정된 대전면 원촌마을 목당뿌리공예 공동체의 활동공간이다.

출입문을 들어오면 목당뿌리공예 공동체의 모태가 된 한밭서각동호회원들의 서예와 그림들이 조각된 다양한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서각(書刻)은 넓적한 나무에 조각칼과 끌로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 예술장르다.

죽은 나무에 서각을 통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손길을 통해 예술품들이 탄생한다.

서각회원들은 목요일 오후 2시에 나와 작업을 하는데 이때 이곳은 목향이 은은하게 배어나와 심신이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한다.

2년차 경험이 쌓인 이들은 나무를 다루는 숙련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글자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만큼은 프로 못지않다.

 

#목당뿌리공예 공동체는

나무 집이라는 뜻의 목당(木堂)’이라는 한자어 이름은 30여년을 뿌리공예에 몸담아온 민병석 대표가 지은 것이다.

민병석씨는 2018년 대전면 주민행복센터가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한 서각공예반에 참여한 원촌마을 주민 4명을 설득해 목당뿌리공예라는 동아리를 조직하게 됐다.

이들은 기량을 향상시켜 지역에 재능기부 봉사를 하자고 뜻을 모으고 이듬해 4월 목당뿌리공예공동체를 설립하고 담양군이 추진하는 풀뿌리공동체지원사업의 디딤단계에 참여했다.

비록 5명에 불과하지만 서예와 그림을 본뜨는데서 그치지 않고 캘리그라피 같은 새로운 요소들을 도입하는 등 작품영역을 확장해가면서 작품전시회나 재능기부를 수시로 실천해 서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웅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다.

 

#세부 추진실적

단순히 동아리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풀뿌리공동체 사업의 성과를 얻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며 어떻게 주민들에게 알리고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마련했다.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고자 광주시문화예술협회에 소속된 정형근 서각전문가를 초빙, 20194~10월 주당 1회씩 기술을 전수받았다.

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목포에 소재한 ()벽산의 정형준 서각공예전문가를 2차례 방문해 세련된 채색기법을 배우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신귀열 총무는 금형전문가로서 회원들의 열정에 힘을 보태고자 재료비만 받고 품질이 뛰어난 망치와 조각칼, 끌 등 개인용 서각도구들을 만들어주었다.

신 총무는 또 학원에서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이를 서각에 접목하는 등 기발한 발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이런 열정과 노력을 바탕으로 대전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대상으로 무료 서각 체험 활동을 제공한 것을 비롯 천년느티 대전면 한마당축제등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해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서각을 알리는 등 홍보활동도 병행했다.

 

#사업성과

마을단위 공동체가 아닌 소규모 공동체도 얼마든지 풀뿌리공동체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획득했다.

서각동우회원들의 실력향상이 눈에 띠게 나타나자 대전면 주민행복센터가 운영하는 기타·섹소폰·서예동우회원들이 부러워하고 있다.

민병석 대표와 신귀열 총무를 중심으로 박영이·이희인·천양례 회원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서각은 어느덧 대전면을 대표하는 문화활동의 일부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의 전시회를 통해 서각을 자주 접한 대전면 주민들도 서각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워보려는 의사를 피력하는 등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

목당뿌리공예 공동체는 서각기술 뿐만 아니라 서예에 대한 안목도 기르고자 구성원 대부분이 서예동아리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예를 목판에 옮기는 것에서 서각이 파생됐기에 보다 수준 높은 작품활동을 위해서는 뛰어난 서예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으로 대전문화원의 서예공동체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서예와 서각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키기 위한 아이템들을 함께 발굴해나가는 노력을 기울여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해왔던 전시회 개최나 지역행사 참여 등을 통해 서각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면서 지역 아동들을 위한 무료체험 행사와 재능기부활동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특색 있는 대전면 만들기의 일환으로 대전면주민자치회가 제안한 서각 상가간판사업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등 공동체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