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 명인과 함께 하는 한지공예 1
김미선 명인과 함께 하는 한지공예 1
  • 김미선 담양군 종이공예명인
  • 승인 2019.08.29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한지공예

언어로 의사를 전달하고 문자를 만들어 종이에 새기게 됨으로써 문화가 생겨나고 예술이 발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브랜드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으나 그 중에서 한글과 한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한지를 이용해 작업하는 활동을 한지공예 또는 한지조형 작업이라고 통칭하며 더 큰 의미로는 종이공예라고 한다.

우리 담양에서도 한지를 직접 만들고 한지공예를 업으로 삼아 생계를 유지하고 살았다는 설을 뒷받침해 주는 지명과 문헌들이 남아있다.

담양읍 지침리와 대덕면의 운산리, 저심마을이 대표적인 예다.

저심마을은 닥나무 저()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이곳에서 닥나무를 재배해 한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와 더불어 한지를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어 생활해 왔음을 미루어 알 수 있다.

한지공예 기법 중 지호공예는 그릇이 귀했던 시절 폐한지를 모아 그릇을 만들어 사용한데서 부터 비롯됐다.

대나무 장구나 대나무로 만든 북의 경우 속 내부에 한지를 붙이거나 지호공예 기법으로 한지 죽을 짓이겨 붙여서 소리를 낼 수 있게 했으며, 대나무 살로 엮은 대나무 독에 한지를 덧발라 생활용품으로 사용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지호공예 작품이기도 하다.

지호공예는 폐지를 활용한 공예라는 측면에서 담양군의 청정한 친환경적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며 대나무장구와 북, 대나무와 한지죽을 이용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점에서 담양과 지호공예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본지는 한지공예가인 김미선 작가를 통해 한지공예 우리나라 전통한지공예의 종류와 표현기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1.한지공예

 

주로 한지공예품은 서민계급에서 만들어 사용해 온 생활 공예품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한지공예품은 한지의 출현과 거의 동시에 발달했다고 보여지며, 현재 남아있는 작품들로 미뤄볼 때 한지공예의 역사는 오래 됐지만 조선시대 때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져 한지공예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문서와 서책 발행이 활발했으며, 질 좋은 한지 생산이 많아지면서 파지의 수량도 늘어나 한지공예품이 많이 보급됐다.

궁중이나 사대부 일반서민에 이르기까지 생활필수품으로 기능성과 더불어 장식효과를 고루 갖추고 색채와 문양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궁중이나 사대부 양반층에서는 좋은 한지를 이용해 화려한 소품을 만들었고, 일반 서민층에서는 문살을 바르고 남은 창호지나, 버려진 종이를 모아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우리나라 가옥 구조상 한지를 사용해 일 년에 한 두 차례씩은 문풍지를 갈아주었는데 이때 버려진 종이를 모아 배접을 해 사용하거나 풀과 짓이겨 다양한 생활 소품들을 만들어 사용했다.

한지공예품은 주로 한지가 많이 생산 되어지는 경상도 안동, 상주, 예천 그리고 전라도 지방에서 많이 만들어졌다.

한말 러시아 대장성(大藏省)의 조사보고지인 한국지에는 조선종이에 대해 한국의 종이는 섬유를 빼어 만듦으로 지질이 서양 종이처럼 유약하지 않으며 어찌나 질긴지 노끈을 만들어 여러 가지를 만들었다. 한지에는 결이 있어 결을 찾아 찢지 않고는 베처럼 찢어지지 않고, 한국 제지법은 가장 발달한 공업에 속해 중국도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이처럼 한지는 지질이 부드럽고 통풍이 잘되며 잘 찢어지지 않고 냄새가 향긋해 먹물을 잘 빨아들여 그림 그리기도 좋고 가벼워서 솜 대신 옷에 넣어서 방한용으로 썼으며 매우 질겨서 화살이 뚫고 나가지 못해 갑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 추위가 닥치면 선비들은 북변에서 국경을 지키는 장졸들에게 읽고 난 책들을 모아 보내기도 했었다.

한지에 기름을 먹인 유지공예품은 견고할 뿐 아니라 내수성과 내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가벼워서 사용이 편하고 벌레의 피해를 방지해 주는 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어 종이 등잔이나 종이 대야, 종이 요강, 지혜(紙鞋)라고 하는 종이 신발까지 만들어 사용했다.

한지공예품이 여성 생활용구로 많이 쓰였던 이유는 내구성이 좋고 가벼우며 부드러운 질감과 친근함이 있으며 자연 그대로의 빛깔과 물 들였을 때 느껴지는 다양한 색상의 조화가 여성의 정서에 잘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지는 여성들이 쉽게 다룰 수 있는 재료로 실생활에 많이 쓰였으며, 폐지활용이라는 재생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했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은 종이의 쓸모를 개발하고 형태를 만들어 오합, 삼합 상자, 지농, 빗접, 고비, 바느질상자, 병풍, 족자 등 여러가지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전통적인 한지공예는 제작 방법에 따라 크게 6가지로 분류하며, 전지공예, 지승공예, 지호공예, 장지공예, 지화공예, 후지공예가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