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이 살아있는 행복한 농산촌 생태체험마을 3. 대덕면 ‘운수대통마을’
얼이 살아있는 행복한 농산촌 생태체험마을 3. 대덕면 ‘운수대통마을’
  • 조 복기자
  • 승인 2019.08.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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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면 최남단 산골마을 생동감 넘치는 아이들 소리
메주·간장·청국장·산야초 등 친환경먹거리 판매 소득
공예·농촌생활·산촌생태문화 주제 체험프로그램 다양
화전놀이·지신밟기·백중축제 참여속 주민화합 다져
토박이 주민·이주민 하나되어 행복한 공동체로 거듭

대덕면 운수대통마을은 담양을 대표하는 농·산촌 생태체험마을로 손꼽힌다.

이 마을에 가면 운수대통 한다는 설명으로 누구라도 관심이 가고,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게 된다.

운수대통마을은 호남정맥에 속하는 만덕산·수양산을 잇는 대덕면 최남단에 자리한 산간 시골마을이다.

임진왜란 전까지 마을이 형성되지 않을 정도로 외진 곳이었는데 전란을 피해 김해김씨 일가가 자리를 잡게 된 이후 영월엄씨, 진주하씨, 전주이씨 등이 유입되면서 마을형태를 갖추게 됐다.

현재 운산, 송산, 산정 3개 자연마을에서 50가구 100(50, 50)의 주민이 살고 있다. 대부분 단독가구나 2인 가구가 많은데 비해 귀촌한 16가구는 3~4명씩으로 마을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독특하다.

특히 이 마을은 연간 4천여명의 외지 방문객이 찾아와 각종 농·산촌체험과 숙박·식사로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화합하며 행복한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는 운수대통마을의 매력은 뭘까.

유서깊은 마을 자산

개울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들이 서식하고, 희귀종인 황금달팽이와 반딧불이가 장관을 이루며, 수많은 야생화가 만발한 산과 들 등 천혜의 생태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또 판소리 적벽가 인간문화재 한승호 명창(7)과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를 완성한 국가무형문화재(16) 한갑득 명인이 이 마을 출신이다.

십여년전부터 전통 가마터를 그대로 보존하고 수수한 분청사기를 옛방식 그대로 재현해 도예가와 다인들의 명소로 자리잡은 송정기 도예공방도 터를 잡고 있다.

구한말 항일의병운동을 주도한 고광순 의병장의 본영으로서 당시 마을주민 중 최영서, 엄순오, 이원중, 김치선 등 5명이 의병으로 활동했다. 마을에서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의병체험을 진행하며 이들을 기리고 있다.

아울러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만드는 정월대보름 축제와 운수대통마을 백중축제도 12회째 개최하고 있다.

 

 

 

# 공동체사업 성과

이와같은 자원을 활용해 2008년 녹색농촌체험마을, 2010년 산촌생태마을, 2012년 전남도 행복마을로 지정된 것을 비롯 전남도 마을공동체 우수마을, 우리연수원 개장(10여개 단체 자매결연), 팜스테이 마을(농협중앙회), 청소년 수련활동 인증처, 청소년 진로체험처, 대산농촌재단 가족사랑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백중축제는 12회째 국비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남도 행복마을콘테스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전남 먼저 살아보기 마을로 지정됐다.

각종 사업의 성과로 받은 지원으로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과 도농교류센터 기능을 담당하는 KT방문자센터(50) 55명이 이용할 수 있는 한지체험관(70) 50명이 함께 할 수 있는 작업공간과 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행복작업장(210) 100명이 동시에 체험과 세미나, 숙박할 수 있는 이도향촌센터(327) 숙박 및 도농교류센터로 활용하는 20명 규모의 황토방(70) 등 어디에도 부럽지 않은 시설들을 갖게 됐다.

 

 

# 공동체사업 소득

이 마을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농촌생활문화, 산촌생태문화를 주제로 하는 체험프로그램과 친환경 먹거리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의병체험, 계절별 농사체험, 메주만들기, 다슬기 수제비 만들기, 대나무 물총 만들기, 물놀이 체험. 공예체험(도예, 부채 만들기, 밀납초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산책로 탐방과 나무·풀 이름 알아보기 등 자연식생에 대해 알기, 산촌생태마을에서 야영하며 자연과 친밀해지기, 청정 자연 속 반딧불이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마을사업으로 한옥민박과 펜션을 운영하고, 자매결연 한 기관·기업·단체들의 다양한 워크숍 및 모임 장소로 이도향촌센터나 황토방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마을시설을 이용해 주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학교는 소외계층 자녀는 물론 만덕초교와 한빛고 학생들이 참여할 만큼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생산한 무농약 쌀과 된장·간장·청국장, 매실청, 약초를 비롯 우리콩 영농조합법인이 개발한 메주·간장·청국장, 수양산 참삶골사람들의 초석잠·초석잠 장아찌·하수오 등 산야초를 마을축제나 워크숍, 전화 및 온라인, 생명농업을 바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운동을 펼치는 한살림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 화합 중시 의사결정

운수대통마을 주민들은 화합에 중점을 두고 중요한 결정은 만장일치로 정하고 따른다.

사라진 신라 화백회의의 모습이 재현된 듯하다. 사업취지와 진행과정,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이 공유하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 하면서 주민간 신뢰가 형성됐다.

또 마을이장을 2년 단임제로 정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이장을 맡게 한 것도 화합의 요인이다.

여기에 마을 입구에 솟대를 세우고 도시나 다른 마을에서는 이미 사라진 당산제, 화전놀이, 정월대보름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 8월 백중축제 등을 하며 주민화합을 다지고 있다.

5대 향약을 제정하고 마을총회를 거쳐 주민들이 이를 지키며, ‘덕분입니다는 말로 인사를 나누는 문화를 만들어 면소재지까지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 다양한 분야 전문가

운수대통마을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서로를 돕는 공동체다.

흑염소목장을 운영하는 최순필 마을대표와 체험·회계·사무·민박 등 마을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구미례 사무장, 전통가마를 이용한 도예를 하는 송정기 감사, 문인화와 사진을 겸업하는 이승완 홍보담당이 앞장서고 있다.

또한 지역의 역사와 인문지리에 정통한 향토사학자이자 한살림 전남지역 위원장으로서 전통장류를 생산하는 오봉록 우리콩영농조합법인 대표, 생태체험에 도움을 주는 김문술 약초 전문가가 공동체마을로 우뚝서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운수대통마을을 멋진 글과 시로 표현해내는 오평후 시인, 담양군 체험관광협의회와 담양마을넷 협동조합 위원장으로 활약하는 윤영민 서예가, 마을사업을 기획·지원하는 김한민 시나리오 작가 등도 주민들과 협력해 마을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