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성삼의 딸들 수녀회…생태계가 건강해지는 삶 추구하다
담양군 성삼의 딸들 수녀회…생태계가 건강해지는 삶 추구하다
  • 조 복기자
  • 승인 2019.07.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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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면 ‘하이임 천연공방’
대전면 대치리에 건립된 수녀원에 16명 거주
생명·환경 지키는 작은 일상에 변화 주기 시작
천연 물비누·산야초 발효액·식초·된장·장아찌…
2017년 담양군 지역공동체 육성프로젝트 참여
환경파수꾼·친환경농법 전도사로 주민과 공생

담양의 시골마을에 정착한 성삼의 딸들 수녀회수녀들이 하이임 천연공방이라는 공동체를 꾸리고 주민들이 계약재배한 친환경 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해 소득을 올리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성삼의 딸들 수녀회는 2012년 광주대교구 공립 단체로 인준을 받아 대전면 대치리에 수녀원을 건립했다. 광주대교구 수도회 소속 16명의 수녀들이 거처하며 교구 본당과 공소, 노인요양원 등에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사도직을 수행하는 한편으로 늘 현장을 찾아 봉사하고 실천하는 환경파수꾼이자 친환경 농법 전도사들로 마을 안에서 이웃과 함께하며,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삶을 추구한다.

또 일상에서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생태계 보존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 하이임은?

하이임(hayyim)은 생명을 뜻하는 히브리어다.

성삼의 딸들 수녀회는 자연과학자이자 농학박사였던 빈첸시오 치마티 신부의 영혼의 평안한 안식에 머물지 않고 모든 생태계의 생명을 돌보자는 삶을 실천한다.

2012년 담양에 정착한 수녀회는 생명을 지키고 환경을 보호하는 삶을 걷고자 일상의 아주 작은 일부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식사와 몸을 씻고 빨래하는 평범하고 필수적인 일에서 하느님이 주신 큰 집인 자연을 보호하고 하느님께 받은 우리와 이웃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좀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좀 더 순수한 세제를 만들어 사용했다.

이들은 화학세제를 천연주방세제와 수세미로, 세척용 비누도 천연성분의 물비누와 세제로 바꿨으며, 먹거리도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교구를 돌며 자기들이 직접 체험한 좋은 변화를 공유하고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해 호응을 얻었다.

또 자기들의 일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공부시킬 필요성도 깨닫게 됐다.

그러던 차에 담양군 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가 진행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알게 되었고, 천연생태공방 하이임을 만들어 본격적인 생태교육과 다양한 친환경제품 생산에 힘쓰기로 했다.

 

# 마을사업 경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천연비누와 머리 감는 천연 물비누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친환경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판매하며 호응을 얻다가 2017년 담양군이 실시한 지역공동체 육성프로젝트에 하이임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참여했다.

원료로 사용되는 어성초나 자소엽, 녹차, 콩 등은 청정지역에서 채취하거나 직접 재배 또는 지역농가와 친환경농법으로 계약재배를 통해 조달했다.

이들이 만든 머리감는 천연물비누 몸씻는 대나무 물비누 산야초발효액 현미막걸리 식초 된장, 간장, 장아찌 등은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 하는 마을사업이고 모든 것이 낯설어 어려움도 많았지만 풀뿌리공동체사업 지원센터 관계자의 친절하고 자상한 도움으로 열정적으로 배우고 최선을 다한 결과 디딤단계와 돋움단계에서 모두 우수상을 받았다.

현재도 역량강화시범사업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받으며 관내 여러 계층의 주민과 단체들에 생태교육과 생태체험을 실시하고, 친환경제품을 홍보·판매해 환경보호운동의 지속성을 확장해 가고 있다.

 

# 분야별 전담 일꾼들

각자가 맡은 분야를 확실하게 해낸 주역들이 있다.

총 봉사자인 국춘심 수녀를 중심으로 총무를 담당한 신희영 수녀, 회계를 맡은 이호선 수녀, 서기직을 수행한 최미정 수녀가 행정적인 일처리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또 김영숙·이호선 수녀가 친환경 물비누를, 박효주·김영숙 수녀는 친환경비누를 만들고 있다.

아울러 박효주·김영숙 수녀가 된장·간장·장아찌 등 발효식품을, 서준하·김소형·최미정 수녀가 모든 제품의 홍보와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 성공요인

원료를 생산하는 주민들로부터 친환경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초창기 주민들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친환경농법으로 콩을 재배하려 하지 않아 수녀원이 땅을 임대해 직접 재배하기도 했지만 농사경험이 없어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주민들을 설득해 친환경농법으로 콩을 재배하게 하고 이들이 생산한 콩을 전부 사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쌓아갔다.

믿음이 형성되자 친환경농법으로 콩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갔다.

제품의 홍보와 판매는 광주대교구에서의 신앙 및 선교활동과 공동체가 운영하는 생태교육을 통해 상당수의 고정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또 새롭게 배우고 받아들이며 품질 향상과 생태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 공동체의 비전

하이임공동체는 꾸준히 친환경 생필품을 만들고 이웃과 좋은 먹거리를 함께하며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공동체가 만든 친환경제품의 가치를 알아주는 신도들과 주민들의 호응으로 매년 생산량이 늘고 있다.

생태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하이임이 만든 친환경 먹거리와 일상용품을 널리 보급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 이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